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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아버지랑 열무김치비빔밥 먹고 운 썰 푼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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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빠조하 작성일18-05-18 03:22 조회9,6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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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랑 열무김치비빔밥에 막걸리 한잔 걸치다가 울고왔다...

그냥 이런 애도 있구나하고 들어주길 바라..


나는 23살 전역한지 2주된 사람이야.

남들처럼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고 평범한 직장인이 되고싶은 사람이지.


근데 우리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 아버지는 고아출신 알콜중독사셨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아버지는 17살 때 부모님이 두분 다 돌아가셨다. 그리고 집안의 막내 늦둥이였어.

아버지 위에 앞이 안 보이는 누나가 한 분 계셨대더라. 아버지가 14살 때 부터 공장 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누나랑 같이 살고 그랬다더라고.

(다른 형제들은 다 도망가서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고함. 자세한 사정은 나도 안들어서 모르겠어.)

그런 아버지도 20살 되고서는 힘들고, 여자랑 놀고싶고 맘 껏 놀고싶으셔서... 누나를 집에두고 뛰쳐나왔대... 아버지는 그게 평생 한이라고 하신다.

(우리 집은 차례를 지낼 때 그릇이 3개야.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고모... 아버지께는 누님...)


그리고 엄마, 나 그리고 누나 2명과 한 가족을 이루며 살게 되셨지.

어릴 땐 마냥 행복했다. 막내라 가족들이 나만 봐주고 좋았다. 그런데 내가 6살 쯤인가?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한게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어머니랑 싸우시더니 집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던지며 화를 내는 거였다. 어린 나에겐 충격이었지.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들어가고서도 하시던 사업 말아먹고 거진 한달 내내 술을 마셨을 거야.

내가 중학교 1학년 때도 그랬고, 중학교 3학년, 고1, 고2, 대학교 1학년이 되어서도 그랬다.


그래서 내게는 아버지+술 이라고 하면 트라우마다. 가볍게 한잔 걸친다고 하셔도 먼저 걱정이 앞서고 말리고 싶고 그래.


...

그런데, 얼마 전에 어머니가 중국여행을 3박4일 떠나시고 아버지가 또 술을 드신거야.

그래도 요즘은 괜찮아. 아버지가 올해 60이신데 이제 몸이 안따라줘서 그렇게 까진 못 먹겠대...

그래도 걱정이었다. 또 나는 가슴이 철렁했지.


그러더니 아버지가  "ㅇㅇ이 밥뭇나? 아부지랑 얘기도 할 겸 잠깐 나갔다 오자." 라고 하시더라.

솔직히 가기 싫었어. 내 기억 속 아버지가 자꾸 오버랩 됐거든. 술냄새 풍기며 뽀뽀하자며 다가오시던 아버지 얼굴..


하지만 나갔다. 그래도 우리 아버지다. 내게는 정말 친구같고 남자다운 아버지거든.


아버지는 내 손을 꼬옥 잡고 시장 한 켠에 조그맣게 나있는 나물비빔밥 집으로 가셨다.


그 밥도 솔직히 먹기 싫었다. 맛도 없고 볼품도 없었거든.


아버지는 막걸리와 열무김치 비빔밥 하나를 시키셨어. 그러더니 내 얘기를 하시더라고.


아버지 말씀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밥을 한 숟갈 씩 뜨고 있었다.


아버지가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더라.. 아버지가 당구를 요즘 배우셔서 나랑 당구를 치러 다니거든.


나랑 같이 당구치러가면 그렇게 행복하시단다... 어렸을 때 같이 목욕탕도 가고 공원에 자전거 타러가고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버지랑 이렇게 막걸리도 한잔하고 참 좋더란다...


근데 슬프기도 하대. 내가 곧 2학기에 복학을 하게 되면 집을 떠나게 되서 4개월 뒤면 더 이상 못할테니까...

지금 손잡고 이렇게 다니는 것도 정말 행복하대.... 쬐끄맣던 애가 부모 손벌이기 싫어서 알바하러 다니는거 보면 고맙기도 한대 속상하고..

아버지한테 아들로서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해서 나도 모르게 고개 쳐박고 비빔밥을 한 숟갈 떠먹었다.

근데 그 한숟갈을 넘기는 순간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지더라...

흐느끼면서 밥만 꾸역꾸역 넘겼다.

3500원 짜리 열무김치 비빔밥이었는데 정말 맛없더라.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맛있었다. 아버지랑 같이 먹어선지 어째선지 이상하게...


아버지가 주인 아주머니께 "야가 와이라노. 와이라노. 아지매 야 좀 달래주소."라고 하시더라.

그러고 한참동안을 말 없이 있었다. 아버지도 눈물을 훔치시더라고...


간신히 추스르고 이런 저런 얘기 했다. 앞으로 어떻게 지낼 건지. 이때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그러고 집에 오면서 손 꼭잡고 아버지랑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고 곱씹어보니 정말 오묘한 감정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 아버지란 존재가 주었던 감정.


친구같기도 하면서, 듣든한 아버지같기도 하면서, 초라한 60대 같기도하고, 영웅같기도 하고...


아마 내 평생 오늘 먹은 열무김치비빔밥 맛은 잊지 못할거 같다.


울면서 두서없이 써서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읽어줘서 고맙고 아버지께 잘하자.

그리고 아버지가 될 펨창이 있다면 정말 아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아빠가 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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